대구에서 생후 2개월 된 딸을 바닥에 내던져 숨지게 하거나 이를 방치해 기소된 20대 친부모에 대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가 모두 기각됐다.
5일 대구고법 형사2부(정승규 부장판사)는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바닥에 던져 숨지게 한 친모 A씨(22)와 친부 B씨(22)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B(23)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했다.
지난해 5월 28일 오후 11시 30분께 달성군 화원읍 자택에서 A씨가 다른 이성과 연락하는 것에 대해 남편 B씨가 따졌다. A씨 역시 B씨가 딸을 복도에 방치한 사진을 보내며 귀가를 종용한 것을 놓고 말다툼을 벌였다. 격분한 A씨는 2개월 된 아기를 얼굴 높이까지 들어 올린 뒤 방바닥으로 던졌다. 아기는 바닥에 이마를 부딪혔다가 튕긴 후 철제 의자 다리에 한 번 더 부딪혀 이마뼈 함몰골절 등으로 크게 다쳤다. 병원이 밝힌 아기의 사인은 두개골 골절과 뇌부종, 뇌출혈 등이다. 그런데도 이들 부부는 처벌이 두려워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채 편의점에서 야식을 사먹고 게임을 하며 다른 이성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아기가 숨진 뒤 장례를 위해 사망진단서가 필요하게 되자 아기가 잠을 자다 구토한 후 숨졌다고 거짓말하며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부부는 시종 느긋해보였다. 그러다가 사망원인이 밝혀지자 문틀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가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A씨가 아이를 던졌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법정에서 A씨는 "아이를 던진 적이 없다"며 혐의를 다시 부인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A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시기 이미 다른 남성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이다. 수감 중인 그는 접견자들에게 “배 속 아이 때문에 6개월 뒤 구속집행 정지를 받는다”, “반성문 베껴 쓰게 반성문 책 좀 넣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친부모로서 피해 아동을 보호·양육할 책임이 있는데도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하거나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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