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에자이(일본)와 바이오젠(미국)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는 약들은 지금도 있지만 근본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제가 FDA의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테리사 부라키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신경과학국장 대행은 “이번 승인은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진행 과정을 표적으로 한 약이 임상적 효과를 보였다는 것을 첫 번째로 확인한 것”이라며 “임상에서 (레켐비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올해 1월 FDA는 효과에 대한 추가 검증을 전제로 레켐비에 가속승인(임시허가)을 내준 바 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27% 낮췄다. 하지만 참가자의 13%는 뇌부종·뇌출혈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FDA는 레켐비를 치매 초기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미국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600만여 명 중 약 6분의 1이 이 단계에 속한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의 경우 아직 임상 자료가 없다.
앞서 2021년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레켐비의 전신격 제품인 아두헬름에 대해 FDA의 가속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효과 논란이 일며 상용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레켐비는 미국 공공보험 운영 기관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가 지난달 정식 승인 시 보험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상용화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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