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 교수가 수강생들의 부정적인 강의평가에 대해 “사과와 삭제 조치가 없을시 명예훼손 및 무고로 고소하겠다”고 선언했다.
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서울 소재 사립대학의 공학계열 학과장을 맡고 있는 정 모 씨로 지난 3일 자신의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에게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지난 1학기 정 교수가 진행했던 강의에 대한 평가 점수가 1점으로 매겨졌고, 한 수강생의 강의평에는 “F학점을 주는 것은 나와 한판 하자는 뜻이냐”라는 말까지 쓰였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은 정 교수의 수업이 부실했다고 주장한다. 주 3시간짜리 수업이지만, 한 시간 넘게 수업이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수강생 A씨는 “교수 사정에 따라 휴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강은 30분 남짓이었고 대부분 영상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수강생 B씨도 “수업 자료를 수업 도중에 만들고 내용도 부실했다”며 “질문을 할 시 ‘수업을 듣기는 하냐’ ‘잘 생각해보세요’ 등 면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모호한 성적 평가 기준도 문제 삼았다. “인사이트 도출 매우 우수”라는 기말과제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학점은 D를 받았다는 수강생도 있었다. 수강생 275명 중 F학점은 40명, D학점은 39명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성적 기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모든 분반을 통합해 성적을 매겨 특정 분반만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정 교수의 에브리타임 강의평가 점수는 평균 1.26점에 그쳤고, 정 교수를 향한 비방 섞인 게시글도 다수 올라왔다.
정 교수는 결강이 잦았다는 수강생 주장에 대해서는 “프로젝트성 강의라 휴강이 아닌 프로젝트 준비 시간을 준 것이다. 다른 분반과 수업 진도를 맞춰야 했다”고 해명했다. 성적 평가 기준이 모호하단 비판은 “프로젝트 마감일을 지키지 않거나 불성실 제출한 경우 낮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비방 섞인 강의평가를 보고 너무 흥분해 고소까지 생각했다”며 “고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학생 4, 5명이 메일을 통해 사과해 고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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