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의 여름 기온이 12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방송 WFLA의 수석 기상학자 제프 바라델리는 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12만 년 만에 가장 뜨거운 날씨를 겪고 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메인 대학 기후변화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3일, 4일, 7일에 지구 평균 기온은 세 차례 연속으로 17도를 넘기며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날을 갈아치웠다.
바라델리는 막 시작된 엘니뇨가 점차 강력해지며 “올여름은 지구촌 더위에 대한 기록을 계속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약 12만 5000년 전 정점을 찍었던 '마지막 간빙기'(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에 비교적 온난한 시기) 이후 인류가 가장 뜨거운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얼음핵, 바다 퇴적물과 같은 간접적 척도인 대용물(proxy) 자료에 따르면 2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난 뒤로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 가장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마지막 간빙기 당시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약 1도밖에 높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가 뜨거워진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기까지 1만 년이 걸렸지만,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화석 연료 사용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는 데는 200년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고문은 "현재 온난화 속도가 자연적 온난화의 50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고문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온난화가 훨씬 심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을 정확히 안다. 무엇이 필요한지 관심을 기울이고 빨리 진지해지는 데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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