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방문했던 한 대만인 여대생이 ‘서울에 두 번 다시 안 갈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글은 국내는 물론 일본과 홍콩 등 여러 나라로 퍼지며 논쟁을 불지폈다.
11일 대만 대학생인 A씨는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한국어로 번역돼 현재 다양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산됐다.
A씨는 서울에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첫 번째 이유로 '대기오염'을 꼽았다. 그는 "한국 탓이 아닌 건 알지만 풍경이 온통 뿌옇고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며 "한강 물도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길거리에 대해서도 불평을 쏟아냈다. A씨는 "길거리가 너무 지저분하다"면서 "밤에 걷다 보면 담배꽁초와 구토물이 한가득이다. 어떤 여자가 담배 피우고 바닥에 침을 뱉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고 떠올렸다.
또 "한국은 인도 위에 자동차들이 다닌다. 인도가 움푹 팬 곳이 많다. 캐리어 끌고 다니기에 최악이다. 지형 자체가 언덕이 많아 산간 지역에 온 것 같다. 게다가 불법 주차도 많이 한다"며 "서울 지하철은 잘못 들어가면 다시 나와서 또 표를 사야 들어가야 하는 점도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대중교통 역시 A씨에게는 수준 이하였던 모양이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퍽퍽 부딪히는 게 일상"이라며 "버스 타려면 사람들 사이를 알아서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내릴 때도 마찬가지"라고 혹평했다. 국내 고속열차 KTX도 도마에 올랐다. A씨는 "표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며 "대만 고속열차 탈 때의 편안함과 즐거움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A씨는 콘센트 전압이 대만과 달라 불편을 겪은 점도 불쾌한 기억이었으나 이는 사전에 조사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음식은 대만이나 일본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기에 음식 때문에 한국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며 "한국에 간 이유는 간장게장 때문이었는데 이 음식 하나 먹자고 위의 9가지 불편함을 다 참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해당 글은 대만 현지는 물론 일본,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내용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섣부른 일반화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 사람은 “운전 습관이나 쓰레기 투기 같은 건 (아쉽다).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네 어쩌네 하지만 일본에 갔을 때 우리나라와 차이가 느껴지더라”라고 동의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5년 전쯤 대만 갔을 때를 생각하면 이런 글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타이베이에서 묵었는데 호텔 등 한두 장소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1980~90년대 같은 느낌이었다. 지저분하고 습해서 환경도 별로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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