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을 위한 4박 6일간의 순방 일정은 역대급 정상외교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무려 14개 국가의 정상과 각각 마주 앉아 경제·안보·과학기술·문화 등 다방면에서 양자 간 협력·교류 확대의 물꼬를 텄다. 특히 반도체·원자력발전 등 K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안정화의 토대를 닦고 공동 사업 모색의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의 대통령궁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찾은 13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 것에 더해 이번 순방에서의 열네 번째 정상외교였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윤 대통령은 그동안 다섯 차례의 다자 회의에 참석해 총 40번의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며 “그중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양자 회담만 열세 차례”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1일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의 양자 회담을 시작으로 7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는 같은 날 열린 나토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약식 회동을 가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해 5개국 정상을 별도로 만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노르웨이·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핀란드·슬로바키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와는 이번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한국 투자를 강하게 요청하는가 하면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네덜란드·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에 원전 협력을 제안했다.
다자 회의까지 포함하면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성과는 더 늘어난다. 윤 대통령은 32개 회원국과 3개 참가국이 함께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인 일본·호주·뉴질랜드와의 별도 회담을 주재하고 국가 정상급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양자 회담을 가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회담장·환담장에서 만난 40여 개국 정상들에게 2030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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