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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4연속 금리 동결…환율·부채 등 경제 ‘싱크홀’ 대비해야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올해 2월 이후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2%대로 내려온 물가 잡기에 매달리기보다 경제 성장과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불거진 자금 경색 우려 해소를 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금리 차는 조만간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과 제2금융권 불안 등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동결은 놀라운 결정이 아니다. 특히 미국과의 금리 차가 이미 커질 대로 커졌음에도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2월부터 5개월 연속 순유입됐다는 점이 한은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긴축 기조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6월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 순유입 규모는 전월의 4분의 1로 급감했고 주식시장에서는 3개월 만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게다가 연준이 예고대로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금리 격차가 2%포인트를 뛰어넘으며 외환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에너지 가격을 비롯해 물가 전반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도 여전하다. 가계 부채도 문제다. 고금리의 여파로 감소했던 은행권 가계 대출은 4월부터 늘기 시작해 6월 한 달간 역대 최대인 5조 9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6월 한 달 새 7조 원이나 늘었다. 금리가 주춤한 사이 ‘영끌’ 투자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 경제에는 여전히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우려하는 ‘싱크홀’이 산재해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계속되는 중국의 경기 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통화 긴축 터널의 출구를 향한 길목에도 환율 불안과 가계 부채 리스크 등이 도사리고 있다. 경제·통화 당국은 통화정책의 부작용에 경제의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면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조치로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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