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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마음 움직인 형사의 이 한 마디…“글씨 참 잘 쓴다”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군이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임준일 경사 앞으로 보낸 손편지. 사진 제공=제주서부경찰서




소년원에서 손편지 한 통이 왔다. 그곳에서 수감 중인 한 소년은 “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했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최근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소년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편지는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근무하는 임준일 경사 앞으로 온 것이다.

임 경사는 지난달 타 지역 경찰서로부터 촉탁 수사를 의뢰받고 한 소년범의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소년범으로 부터 온 편지였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단순히 수사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친근감을 형성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덩치가 큰 A군에게 “나도 운동 좋아한다. 벤치프레스 얼마나 치냐”며 말을 걸었다. 이에 A군은 금세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 둘 털어놨다고 한다.

A군은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조선일보는 전했다. 역시 홀어머니 아래서 힘들게 성장한 임 경사는 더욱 A군에게 마음이 쓰였다. 임 경사는 트럭 운전과 막노동을 전전하며 공부를 병행했고, 18수 끝에 경찰에 임용됐다고 한다.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군이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임준일 경사 앞으로 보낸 손편지. 사진 제공=제주서부경찰서




임 경사는 ‘인생 선배’로서 소년에게 다양한 진로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임 경사는 사건 조사를 20분 만에 끝냈지만 잔소리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A군의 ‘해병대 스타일’ 필체에 임 경사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A군이 “글씨 연습을 하며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하자 임 경사는 “그래, 뭐든지 도전해보라”며 격려했다.

이런 임 경사의 진심에 A군의 마음이 움직인 것일까. 소년은 자필 편지를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군은 “어렸을 적부터 비행을 일삼고 살아왔다. 누구도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나가서 꼭 성공해서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며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멋지고 본받고 싶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A군의 편지는 임 경사가 근무하는 여청수사팀뿐 아니라 경찰서 전 직원에게 공유됐다. 또 수사관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전해진다.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경찰 업무 중 만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동기부여를 주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단순히 범죄 예방과 단속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선도 등 사회 전반에 긍적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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