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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피해 본격화] 주말엔 더 센 놈 온다…충청·전북에 400㎜ '극한 호우'

논산 납골당 4명 매몰…2명 심정지

서울서 정전·충남선 산사태 속출

주택 파손에 전국서 216명 대피도

대전 갑천 등 6곳은 홍수 '초비상'

14일 오후 4시 2분 호우특보가 내려졌던 충남 논산시의 한 납골당에서 토사가 붕괴하며 일가족 4명이 매몰돼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토사가 쏟아져 있다. 연합뉴스




이틀째 쏟아진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심정지되고 3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미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상황에서 이번 주말에는 집중호우보다 2배 이상 더 거센 비가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충청과 전북권에는 최대 400㎜가 넘는 장대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날까지 내린 비는 최대 400㎜에 달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강수량이 관측된 곳은 전북 익산과 군산으로 이날 오후 9시 기준 각각 407㎜, 401.3㎜가 쏟아졌다. 충남 논산에 326㎜, 남양주와 서울에도 각각 220㎜, 208㎜가 넘는 비가 뿌려졌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자 행정안전부는 전날 저녁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해 가동했다.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14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의 한 주택 담장이 파손돼 벽돌 등 잔해가 거리에 널브러져 있다. 전남 영광군 제공. 연합뉴스


이번 비는 양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강도도 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논산에는 시간당 32.5㎜에 달하는 폭우가 내렸다. 통상 시간당 강수량이 30㎜를 넘으면 집중호우라고 부른다. 이 비로 논산시 양지추모원 납골당에 산사태가 나면서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이들 중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부상을 입은 다른 2명 중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후 5시 50분께 충북 옥천군 옥천읍의 한 야산에서도 빗물에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쳐 60대 남성 1명이 다리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대본은 15일까지 중부권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에 “산사태 취약 지역에 대해 ‘과도한 사전 통제’를 실시하라”고 당부했다.

폭우로 하천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홍수 피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대전 갑천, 충남 논산천, 전북 만경 등 최소 6곳에는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홍수경보가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발령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홍수경보는 홍수예보 발령 지점의 수위가 계속 상승해 계획홍수량의 70%에 달하는 유량이 흐를 때 내려진다. 하천이 이런 수위에 도달하는 건 5~10년에 한 번 있는 일로 알려졌다.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지역도 전북 임실군 섬진강 등 7곳에 달한다.

한강 수위도 급격히 오르면서 서울시는 도로 곳곳을 통제했다. 경기도는 하천 출입구 3721곳 등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 전남 영광에서는 폭우에 어선 2척이 전복됐고 2척이 침수됐으며 1척이 유실됐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이 한강 수위 상승으로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하 전기실로 빗물이 들어와 약 1000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8시간 30분 만에 복구됐다. 같은 날 자정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끊어 인근 2000세대 이상이 정전됐다.

밤부터 새벽 사이에 거센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3일 오후 9시 35분 서대문구 연희동에서는 도로 축대가 무너지면서 토사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 46명이 심야에 긴급 대피했다. 폭우에 집을 버리고 대피한 인원은 전국 9개 시·도를 합쳐 216명에 달한다.

거센 비에 선로가 침수되면서 열차도 줄줄이 멈춰 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호남선은 오후 6시쯤부터 다음 날 마지막 열차까지 열차 운행을 조정했다. 영동·태백선은 전 구간이 운행 중지됐고 충북선도 제천~충주 일부 구간이 운행 중지됐다. 경전선 역시 전 구간 운행이 중지되거나 조정될 예정이다.

문제는 주말에 더 많은 양의 폭우가 쏟아진다는 점이다. 충남과 전북에서 강수량이 많은 곳은 16일까지 400㎜ 이상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전남(남해안 제외), 경북 북부 내륙에는 300㎜ 이상,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 강원 남부 산지에는 150㎜ 이상, 제주 산지에는 100㎜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특히 충청과 호남권, 경북 북부 내륙은 이날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강수 강도가 시간당 50~100㎜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집중호우 기준(시간당 30㎜)을 2배 이상 훌쩍 넘기는 수치다.

전북에 이틀째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전북 군산시 공설운동장 뒤편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이번에 다가오는 정체전선은 동서로 길이가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형태기 때문에 전선이 위치하는 곳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지역 간 강수량 차가 크겠다. 기상청은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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