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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재건사업, 양국협력 새 장"…'우크라 마셜플랜' 공략 재시동

■韓·폴란드·우크라 3각 공조

폴란드, 우크라 배후 최적 파트너

韓은 '한강의 기적' 노하우 협업

두다 "인프라사업 동참 매우 환영"

양국기업, 한·폴 비즈니스포럼서

건설·원전·통신 등 33건 MOU도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열린 정상회담에 맞춰 1조 달러(약 1260조 원)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드림팀’을 결성했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은 14일에도 양국 기업들이 경제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한·폴란드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공동 사업을 강조했다. 바르샤바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등 경제인이 참석했다. 폴란드에서도 두다 대통령과 함께 피오르트 디트코 폴란드투자무역공사 부회장, 발데마르 부다 경제개발기술부 장관, 마르친 프시다치 대통령실 국제정책국 차관, 라파우 코스 대통령 보좌관 등 정부·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이 유럽에 진출하는 관문이자 물류 요충지인 폴란드는 중동부 유럽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한국은 지난 20년간 폴란드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해 폴란드에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이 이뤄지고 원전 협력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가 창출되면서 양국의 경제 협력은 또 다른 전기를 맞고 있다”며 “(배터리 생산 허브 등)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항공우주·스마트공장·친환경에너지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방산·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 재건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전후 복구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전후 복구 사업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왔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에 양국이 함께 파트너로 참여해 우크라이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다 대통령도 폴란드에 한국 자본이 들어와 있는 기업이 550여 곳이라고 언급하며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두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재건”이라며 “폴란드는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특히 교통 인프라 관련 사업에 동참하는 것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기업, 경제적 관계에 대한 경험이 많으며 우크라이나 시장도 잘 알고 그 시장의 특수성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폴란드와 대한민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 전쟁으로 큰 피해를 당한 우크라이나에도, 양국 기업들에도 많은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 현대엔지니어링·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이 폴란드 기업과 6건의 원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탈탄소 연계 에너지 개발 및 건설 사업 협력,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폴란드 기업 이타카와 여행 중개 서비스 및 솔루션 공급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날 비즈니스포럼에서 양국 기업과 협회 등은 배터리와 미래차·항공·기계·철도·건설·수소·통신·인적교류 등의 분야에서 총 33건의 MOU를 체결했다.

한편 정부는 폴란드를 플랫폼으로 우리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협력하기 위한 MOU에 더해 고속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MOU를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사업 발굴을 추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민간과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위한 플랫폼도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협력하기 위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무소를 바르샤바에 연다. 또 현지 공관에 인프라 사업을 전담할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가 폴란드와 재건사업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장기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형태로든 종식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한 국가다. 이에 따라 향후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건사업을 발주할 경우 폴란드와 손잡은 나라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련 산업 분야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대통령실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가를 ‘한강의 기적’으로 일으킨 노하우와 기술을 가진 한국과 우크라이나 인접국으로 재건사업의 배후가 될 폴란드가 협업하면 경쟁력이 배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 정부는 폴란드 정부와 협업해 학교와 주택·병원 등 긴급 복구를 위한 모델 사업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이미 5월 국토교통부와 맺은 재건사업 MOU에서 우리 정부에 50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참여를 요청한 상태여서 사업 수주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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