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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경자이, 폭우 퍼붓는 날 콘크리트 타설…"강도 낮아져 위험" 지적

GS건설 측이 휘경자이 디센시아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 천막을 설치했다. 사진 제공=동대문구청




수도권에 시간당 70mm의 강한 비가 내린 지난 11일 서울 휘경자이 디센시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했다는 민원이 동대문구청에 접수됐다. 부분 공사 중지를 명령한 구청은 빗물이 섞여 콘크리트 강도에 이상이 발생했는지 확인한 뒤 공사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해 부실 시공 논란을 자초해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13일 동대문구청은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휘경3구역 공사 작업이 일부 중단됐다고 밝혔다. 공사가 중단된 구간은 비가 내리는 중에 타설됐다는 민원이 제기된 곳이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우중(雨中) 타설' 민원이 2~3건 들어와 지난 11일 현장에 나가 살펴봤다”며 “비가 오든 안오든 일단 공사안전성이 담보될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민원을 넣은 휘경자이 예비 입주민은 “기상청에서 서울 동북권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휘경동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는데 GS건설이 레미콘 타설을 진행했다”고 민원을 접수했다.

이어 “장마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목격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시일을 우중 타설해 온지 알 수 없다”며 “GS건설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안전 정밀 검사를 실시해 달라”고 구청에 요구했다.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건설 현장 모습. 동대문구청 민원게시판


이에 따라 구청은 서울시를 통해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에 콘크리트 강도 시험을 요청하고 콘크리트 강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 공사를 재개시킨다는 방침이다.

공사중단 기간은 미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점검결과에 따를 것"이라며 "서울시와도 합동점검 관련 내부회의를 했고 공사현장 관계자들을 수시로 불러 회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민원이 발생한 날 콘크리트를 타설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비가 많이 올 때는 중단했고 감리 책임하에 천막을 치고 보양(굳히기) 작업을 했으므로 품질 저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GS건설 측은 시간대별로 나눠 비가 오지 않을 때 타설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 11일) 오전 9시20분부터 1시간10분여 비가 소강상태라서 타설을 진행했고, 오전 11시부터 비가 또 덜 와서 1시간30분가량 타설을 완료했다”며 “펌프카 주변에 천막을 덮어서 레미콘이 운송하는 동안 빗물이 섞이지 않도록 현장 조치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전날 경기·인천 지역 일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진행돼 부실 공사 우려가 줄을 이었다.

입주예정자들도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시민은 “비가 내리는 날 콘크리트를 타설할 경우 강도가 떨어지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검단 신도시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부실한 콘크리트 강도가 지목된 바 있다”며 “폭우가 쏟아지는 날 타설된 콘크리트로 인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화정(광주 화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검단(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과 같은 붕괴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긴급 점검과 대책 마련을 부탁드린다”고 구청에 촉구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자이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현장. 사진 제공=인천시


현행 규정에는 비가 내리는 등 콘크리트 품질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엔 책임기술자의 검토와 확인만 필요하다는 항목만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우중 타설로 인해 콘크리트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건설사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는 “장마철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물이 더 들어가게 돼 강도가 떨어지거나 콘크리트 균열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세계일보에 전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 교수도 “레미콘은 물을 필요한 만큼만 넣어서 만든 건데 빗물이 더 들어갈 경우 콘크리트가 약해진다”며 “타설 작업을 시작한 다음에 비가 오면 물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도록 가림막을 쳐야 하고 종일 비가 온다고 하면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벌어진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자이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GS건설을 향한 부실시공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점검 결과 설계 단계부터 감리·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사고 부위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GS건설은 해당 아파트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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