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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구독자 늘리는 맛에 신난 시니어 유투버, 목건강은 적신호

■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은퇴 후 '시니어 유투버' 입문하는 고령자 늘어

장시간 컴퓨터 사용에 목뼈 일자로 변형될 수도

추나요법·침·한약 등 병행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

60대 이상 고령자의 유튜브 이용률이 늘면서 일자목증후군 노출 위험도 커졌다.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정년을 맞아 은퇴한 김 씨(61). 늘어난 여가시간에 즐거웠던 것도 잠시, 어느새 무기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은퇴해 ‘유투버’로 활동하는 친구를 떠올린 김 씨는 구청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 교육 과정에 참여해 각종 프로그램을 배우며 촬영과 편집 기술을 익혔다. 그런데 눈이 침침한 탓에 화면으로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장기간 지속한 탓일까. 뒷목과 어깨에 통증이 차츰 심해지더니 목이 점점 앞으로 굽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불편함에 못 이겨 근처 한방병원을 찾은 김씨는 ‘일자목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본격화되며 흔히 ‘유투버’라고 불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희망 직업 설문조사 결과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운동선수, 교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보니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정해진 양식도, 필요한 학력이나 자격증도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시니어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교육을 활발히 지원하면서 시니어 크리에이터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중 63.4%가 유투브 계정을 가지고 있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약 133분으로 나타났다. 개인 채널 운영 여부는 5.6%로 30대(4.2%)보다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유투브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이 은퇴 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시니어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자신의 취미 생활, 잘 알고 있는 전문 분야 등을 살려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며 활기찬 노후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 뒤 업로드하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한다. 통상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장면을 촬영하고 컴퓨터 화면을 보며 장시간 편집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는 젊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잦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작업인 만큼 시니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장시간 이어지는 경우 머리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본래 C자형 곡선을 그리는 목뼈(경추)가 일자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뼈가 일자로 변형된 상태는 흔히 ‘일자목증후군’ 혹은 ‘거북목증후군’으로 불린다. 처음에는 통증이나 특이 증상이 없지만 뒷목 근육과 힘줄이 점차 경직되고 손상돼 목과 어깨에 통증이 유발된다. 목 배열이 일자형으로 변형될수록 목이 받는 하중을 제대로 완화하지 못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과 같은 퇴행성 경추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한방에서는 일자목증후군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주변 근육을 밀고 당겨 불균형 상태의 경추를 올바르게 배열한다. 침 치료의 경우 혈액순환을 촉진함으로써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한약재 유효 성분을 정제한 약침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이후 근육과 인대 강화를 돕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침 치료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침술의학’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추질환 수술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주 내 2회 이상 침 치료를 받은 침 치료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침 치료군의 수술률은 대조군보다 약 2.5배 낮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자목 증후군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60대 환자는 2017년 183만 1968명에서 2021년 247만 2302명으로 5년 새 약 64만 명 증가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시니어가 많아지고 있지만 더욱 즐거운 도전을 위해선 적극적인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도록 하자.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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