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5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한국을 강타한 폭우 피해와 수습 상황을 중점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로 동아시아에서 기상이변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희생자를 포함한 피해 상황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국에서 최근 며칠 사이에 전국을 휩쓴 장맛비로 피해가 속출한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은 여름철에 비가 자주 내리고 산악 지형이 많아 산사태에 취약하다"며 "하지만 이번엔 지금까지 보고된 사상자 수가 예년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전국적인 폭우로 주택이 매몰되고 항공편과 기차 운행이 취소됐으며 수만 명에게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도 전했다. NYT는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최소 14명이 숨졌고 2020년에는 몇 주간에 걸쳐 간헐적인 비가 내려 전국적으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48명이 사망했다는 점도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한국의 폭우 피해 현황을 전하면서 "한국은 매년 여름 폭풍과 폭우로 고통받고 있으며 자연재해로 인해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시민들에게 안전을 당부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주말 사이 사상자가 늘어나 긴장감은 더 커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지난해 서울이 115년 만에 가장 큰 폭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뒤 폭우 대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난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구조된 한 생존자가 "정부가 침수가 예상될 때 지하차도 접근을 막았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린 내용도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폭우 피해가 기후 변화의 영향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전달했다.
정태성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기후영향분석팀장은 NYT에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이 온난화함에 따라 비가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내리는 게 아니라 격렬하게 쏟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그 결과 홍수 대비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최근 몇 년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인근에 강우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내린 비는 충청도와 전라도 등 시골 지역에 집중됐다"며 "이들 지역은 모니터링과 접근이 어려워 (비 피해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도 짚었다.
미국 CNN 방송도 전날 한국 폭우 피해 소식을 전하며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로 기상이변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동아시아 전역에서 폭우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웃 일본에서도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25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이달 초에는 중국 남서부에서도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충칭시에서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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