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고 수습으로 바쁜 와중에 도로를 막고 기자회견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현장에서는 발언을 위해 도로에 선 원희룡 장관 주변으로 취재진이 몰렸다. 그러자 현장 관계자들은 “여기 견인차량 들어가야 됩니다”라며 “조금만 비켜줘봐요”라고 외쳤고, 이에 원 장관은 “짧게 하고…”라고 말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원 장관이 “비극적인 사고에 너무 참담한 마음이다”라고 말을 꺼내자 현장 관계자가 원 장관의 뒤로 다가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견인차 들어온다고 해서 좀만 피해달라고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원 장관은 “예, 우선 좀”이라고 말하며 도로가로 피하고 취재진도 도로가로 물러난다. 견인차가 통과한 뒤 원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회견을 시작했다.
해당 장면은 지난 16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며 “사고 수습보다 기자회견이 더 중요한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현장을 직접 지켜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짧게 하겠다’는 말은 현장 관계자의 말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앞서 대화하던 방송 카메라 기자들을 향해서 한 말이었다”며“원 장관은 현장의 소음이 크고 수십 명이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라 시야가 차단돼서 견인차가 들어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장 관계자의 ‘비켜달라’는 말도 원 장관이 아니라 둘러싸고 있던 카메라 기자들에게 한 말이었다. 원 장관이 서 있던 위치는 견인차가 통과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말했다.
이날 민방위복을 입은 한 공무원은 원 장관 옆에서 걸어가며 활짝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장면이 캡처돼 커뮤니티와 SNS 등으로 확산됐다. 이에 대해 “공무원일 텐데 누구냐. 사람 죽어 나간 현장에서 지금 재밌냐”며 공무원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해당 공무원은 충북도청 소속 국장으로, 이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무심코 나온 장면 같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신중하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6대가 침수됐다.
17일 오전 사망자 4명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고 발생부터 현재까지 오송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추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배수작업과 수색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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