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전국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지하차도 침수,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가 41명으로 늘었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터널 전체가 침수된 청주 오송지하차도, 산사태로 마을이 초토화된 경북 예천 등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세종 1명, 충북 16명(오송 14명), 충남 4명, 경북 19명 등 총 41명이다.
실종자는 부산 1명, 경북 8명 등 9명이다. 부상자는 충북 13명을 비롯해 총 34명이다.
정부는 긴급조사반을 전날부터 경북, 충북, 충남, 전북, 세종에 파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도 추진한다.
부실 대응으로 인해 오송지하차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경찰과 국무조정실은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와 감찰에 착수했다.
기상청은 “18일 아침까지 곳에 따라 시간당 30∼60㎜, 많게는 70㎜ 이상 되는 강한 비가 내리겠으니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쏟아져 들어온 6만만의 물에 차량 16대가 잠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는 수색 작업이 한창이다.
이날 오전 4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되고, 오후에도 1구가 발견됨변서 이번 사고 누적 사망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내부의 물을 상당량 뺀 이날 새벽부터 도보 수색에 나섰다. 구조대원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실종 신고된 12명 중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1명을 찾기 위해 지하차도 중앙부를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앙부에는 펄과 함께 물이 성인 남성 허리만큼 차 있어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담수사팀을 구성, 금강홍수통제소와 도청, 시청, 구청 등을 대상으로 도로와 제방 관리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수사는 홍수경보에도 궁평2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미호강 제방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중심에 둘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도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감찰에 착수했다.
경북에서는 17일 현재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다. 지난 15일 오전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부녀지간인 2명이 숨지고,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에서 5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자 19명 중 최소 13명이 산사태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이날 장비와 인력 2000여명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등 구조 작업을 재개했다. 소방대원과 경찰관들이 삽과 탐침봉 등을 들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 활동은 실종자 8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예천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병대 1사단도 신속기동부대 선발대 400여명과 소형고무보트(IBS) 4척, 제독차 7대, 급수차 2대, 방역장비 5대, 세탁트레일러 2대를 투입, 예천 피해지역 복구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1사단은 1200여명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 오후 팔거천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남성에 대한 수색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경북지역 이재민은 1900여세대, 2900여명에 달한다. 현재 885세대, 1300여명이 귀가했으나, 1천여세대, 1600여명은 여전히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연일 쏟아진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나 농작물 침수 피해 등이 발생했다.
전북 지역에서는 농경지 1만4579㏊가 물에 잠겼다. 작물별로는 벼가 9577㏊로 가장 넓고, 논콩 4533㏊, 시설원예 412㏊ 등이다.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산사태 발생도 잇따르고 있다. 완주 5곳, 익산 4곳, 장수 2곳 등 전북 지역 14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남에서도 농경지·시설물 침수 피해가 속출했는데, 피해 면적이 635㏊(해남 540㏊, 강진 95㏊)에 달한다. 전남도는 배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침수 지역이 상당히 남은 상황이다.
지난 13일부터 580㎜의 물 폭탄이 쏟아진 충남에서도 7830㏊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이 가운데 66㏊가 유실·매몰됐다. 산사태는 147곳에서 총 8.79㏊ 규모로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충남지역 사망자는 4명이다. 지난 14∼15일 논산과 청양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졌고, 공주에서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세종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숨졌고, 공공시설 11곳과 사유시설 6곳이 피해를 봤다.
집중호우가 이어지자 교육기관도 여름방학을 앞당기는 등 학사일정 조정에 나섰다. 이 같은 학교는 총 22개교인데, 충북이 9개교로 가장 많고 충남·경북 각 5개교, 서울·울산·세종 각 1개교로 집계됐다.
정부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한 긴급조사반이 전날부터 경북, 충북, 충남, 전북, 세종에 나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향후 비 피해 상황에 따라 경북·충북 등 5개 지역 외의 다른 지역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자체와 중앙의 피해 조사 후 중앙안전관리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심의를 거쳐 중대본부장의 건의로 대통령이 선포한다.
행정안전부도 호우 피해 지역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06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토사 유실, 도로 파손, 하천 범람 등 피해를 본 지역의 응급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지자체도 호우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예정됐던 축제를 잇달아 취소했다.
경남 거제시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인 ‘거제 바다로 세계로’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대구 달성군은 오는 23일 사문진 상설 야외공연장에서 열 예정이던 ‘달성 파크뮤직콘서트’를 무기한 연기했다.
경북 영주시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9일간 열려던 ‘2023영주 시원(ONE)축제’를 취소했다.
예천군도 도청 신도시 물놀이장 개장을 기념해 오는 22일 개최하려던 ‘예천 버블런’ 행사를 연기했으며, 문경시 역시 오는 22일로 예정했던 영강 어린이물놀이장 개장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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