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 유적이 관광객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영국인 관광객이 콜로세움 벽면에 낙서한 지 3주 만의 일이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한 스위스 국적 10대 소녀가 콜로세움의 벽면에 글자 'N'을 새겨 넣은 영상이 유포되면서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공개된 영상에는 한 10대 소녀가 무언가를 손에 쥔 채 콜로세움 벽면에 ‘N’이라고 적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카메라 밖에 있던 일행은 낙서를 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영상을 촬영한 데이비드 바타글리노는 “당시 가이드로 안내 일을 하던 중이었다”며 현지 일간 라 리퍼블리카에 상황을 포착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글자를 새긴 지) 몇 초 후 그의 일행이 박수를 보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소녀에게 '박수 받기를 원하냐'고 영어로 물었다”라며 “그제야 소녀는 자기 행동이 비난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 가족들에게 황급히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바타글리노는 소녀의 부모에게 딸이 저지른 행동을 전달했지만 그들은 "어린아이라서 잘못한 게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국 현지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았다.
한편 콜로세움은 관광객의 낙서 등 잦은 훼손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유적지다. 지난달 23일에는 영국인 관광객 다닐로프 디미트로프(31)가 자신과 약혼녀의 이름을 벽에 새기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경찰 수사를 통해 신원이 특정되자 디미트로프는 현지 일간 일 메사제로에 “모든 인류의 유산을 훼손한 데 대해 이탈리아 국민과 전 세계 시민들에게 사죄한다"고 사과문을 보낸 바 있다.
디미트로프와 스위스 10대 소녀가 문화유산 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최소 1만5000유로(약 2100만원)의 벌금형 또는 징역 최대 5년을 선고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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