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악귀'에 등장한 '덕달이 나무'가 천연기념물인 경남 의령 성황리 소나무로 알려지면서 이 소나무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의령군에 따르면 대한민국 광복을 예언한 전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의령 성황리 소나무'를 찾는 방문객이 늘뿐만 아니라 의령군청에 위치를 묻는 전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성황리 소나무는 드라마에서 아이 넋을 기리는 의식에 이용했던 덕달이 나무로 묘사된다. 극 중에서 덕달이 풍습은 과거 전염병 등으로 어린아이가 죽으면 짐승들로부터 시신을 보호하려고 옹기(덕)에 담아 매달던 의식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이 나무는 덕달이 나무가 아니라 마을을 지켜준다는 서낭 나무다. 민속학적 가치와 수령 300년 이상 됐다는 생물학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 제359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 나무에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해당 나무 옆에 또 다른 큰 소나무가 있어 부부송으로 불렸다. 서로 가지가 닿을 듯 말 듯 자랐다. 가까운 거리에서 애틋하게 자랐던 두 나무가 서로 닿으면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두 가지가 맞닿았던 1945년, 광복을 맞이했다.
현재 부부송 한 그루는 노쇠해 죽고 성황리 소나무만 남았다.
의령 지역에는 신비한 이야기를 가진 천연기념물 나무가 더 있다. 느티나무인데 '세간리 현고수'로 불린다. '현고수'란 '북을 매단 나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가 이 나무에 큰 북을 달고 의병을 모아 훈련했다고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의병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와 민속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제493호에 지정됐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을 방문하면 천연기념물 나무를 둘러보는 색다른 관광을 만끽할 수 있다"며 "나무를 가까이서 보고 즐기면서 자연유산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