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병대 전역자가 고(故) 채수근 일병(현재 상병 추서)이 투입됐던 경북 예천 수색 작전에 대해 "한 명의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병대 전역자가 보는 해병대 실종 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전역한 지 5년쯤 된 1사단 상륙기습 보병대대 출신이라고 밝히며 "피해자(채 일병)는 포병대대 출신인데 간단히 말하면 포병대대에는 구명조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보병대대에서도 상륙기습 같은 곳은 늘 바다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널널한 수준 이상으로 많고 수색대대도 마찬가지"라며 "포병대대는 당연하지만 병과나 특기 훈련에서도 바다에 갈 일이 적기 때문에 부대 내 구명조끼를 비치해놓을 일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색대원 투입해서 (작업)하다 실종된 건가 했는데 수색대 얘기가 없고 수색대 복장이 아니길래 보병대대에서 갔나 했다. 포병대대라는 기사 보고 머리가 멍해졌다"며 "당장 보병대대 내에서도 유격이나 공정은 물에서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힘들 텐데 보병대대도 아니고 포병대대를 보냈냐"라고 비판했다.
A씨는 수색대원에 투입된 대원의 계급이 일병인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일병 계급이면 아직 전투 수영 시즌도 안 보낸 짬이라는 것"이라며 "전투 수영도 아직 안 끝낸 애를 급류에서 수색 작업 시켰다? 전투 수영 다 마쳤어도 저런 급류면 힘들 텐데. 몇 달간 물에서 지내는 수색대 애들도 힘들 판인데 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번호를 붙여 세 가지 의문점을 나열했다. "애초에 왜 구명조끼도 없는 포병대대를 거기에 배치했는지", "수영 특기랑 거리가 먼 포병대대를 구명조끼도 안 빌려다 놓고 왜 배치했는지", "그것도 전투 수영 시즌을 안 겪어본 일병을 배치했는지" 등이다.
끝으로 그는 "책임자 색출해서 조사하고 왜 저런 결정 내렸는지 따져야지 그냥 한 명의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한편 채 일병은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렸고 실종 14시간 만인 19일 밤 11시 8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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