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아이 트라우마, 근조화환 멈춰달라" 호소한 학부모, 비판 여론에 글 삭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주변에 추모 화환들이 가득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으로 학교 안팎에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학부모가 '아이들의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우려해 화환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20일 오전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한 카페에 '부디 화환과 꽃다발을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해당 사건을 두고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며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저는 학교로부터 어떤 사실도 통보받지 못했고 제 자녀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 줄도 알지 못한다"며 언론과 근조 화환으로 가득한 등굣길에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또 "아이들에게 트라우마 없이 사건을 잘 설명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부모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가득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어 A씨는 근조 화환을 학교로 더 이상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화꽃을 놓는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이 학교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슬픈 일이 생긴 곳인 동시에 또한 어떤 어린이들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부디 조금의 시간을 달라. 어른들의 급한 슬픔으로 어린이들의 생활공간을 덮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화환에 대한 의견이 애도를 부정하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A씨는 "학교를 가득 덮고 있는 근조화환의 크기가 우리가 느끼는 슬픔의 크기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근조화환을 멈춰달라는 것이 애도를 멈추라는 뜻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 글을 접한 대다수의 카페 회원은 A씨가 자기 아이만 생각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회원들은 "죄송하지만 지금은 아이보다 돌아가신 선생님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라고 보인다", "어머니 마음 이해하지만 이 과정 또한 아이들이 배워야 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여서 추모는 필요하다고 본다", "떠난 교사도 어느 부모의 소중한 아이다. 내 아이의 입장은 잠시라도 멈춰주시길 부탁드린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A씨의 입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회원들은 "아이가 저학년이라 저도 아직 설명을 못 했다. 학교 앞이 이렇다면 전 오늘 아이를 학교에 못 보낼 것 같다. 아이들이 받을 충격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냐", "저는 이 학교 아이 엄마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며칠 휴교하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겨 A씨의 의견에 동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가득 놓여 있다. 연합뉴스


앞서 19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인 B(23)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아 경찰이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학교 구성원의 심리 정서 안정 지원,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