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탈취하는 가상자산 액수가 나날이 늘어 2조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핵·미사일 도발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2일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20일 티머시 허그 사이버사령관 겸 국가안보국(NSA) 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워런 의원은 “북한이 지난해 17억 달러(약 2조10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며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분야에서 발생한 총 도난 금액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규모를 “기록을 깨는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이 훔친 가상자산 규모를 최소 6억3000만 달러(8091억원)에서 최대 10억 달러(1조2843억원)로 추산했다.
워런 의원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절반가량은 훔친 가상자산 자금으로 충당될 것”이라며 “북한이 가상자산을 훔쳐서 중국의 돈세탁 네트워크를 사용해 그 돈을 핵 프로그램에 쓴다”고 비판했다. 허그 후보자도 “가상자산 탈취 등의 행동은 북한이 군사 프로그램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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