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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 상승·자동화 지연…美 리쇼어링 '딜레마'

공구업체 스탠리블랙앤드데커

높은 비용 벽에 공장 폐쇄 발표

관련 일자리 40만개 돌파 전망

"인력 못구하면 생산차질 불가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6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의 한 생산 시설에서 미국 내 투자 유치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과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9년 미국의 대형 공구 업체인 스탠리블랙앤드데커는 약 3년간의 중국 생산 체제를 벗고 렌치 등 수공구 브랜드 ‘크래프트맨’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탠리블랙앤드데커의 발표는 미국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이전 생산 시설의 복귀)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스탠리블랙앤드데커가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에서 생산을 시작한 지 약 3년이 지난 올 3월, 회사는 이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팬데믹 이후 숙련공이 떠나간 데다 높은 생산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00명을 뽑겠다던 공장에는 폐쇄 당시 175명이 일하고 있었다”며 “현재 이 공장은 매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리쇼어링과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미국의 경제 전략이 높은 생산 비용이라는 현실의 벽에 속속 부딪히고 있다. 인력 부족과 높은 임금으로 생산 자동화를 추진하지만 정작 첨단 시스템을 다룰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복귀 업체들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면서 ‘메이드 인 USA’ 전략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WSJ에 따르면 스탠리블랙앤드데커는 로봇과 고속 제조 설비를 들여 중국보다 효율성을 25% 높이는 방식으로 높은 인건비에 대응하고자 했다. 다만 자동화 설비에서 불량이 속출했다. 최근 미국에 투자한 해외 기업들에도 같은 문제가 가시화하고 있다. 애리조나에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인력 부족 문제로 생산 일정을 2025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류 회장은 “일정에 맞춰 첨단 장비를 설치할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규 투자 업체의 생산 차질 문제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민간 제조업 투자는 4350억 달러 규모로, 이에 따른 제조업 일자리는 약 80만 개 늘었다.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스콧 데이비스는 “2020년 이후 발표된 투자 프로젝트 중 절반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내 리쇼어링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제조업 복귀를 지원하는 단체인 리쇼어링이니셔티브에 따르면 리쇼어링과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합친 해외발(發) 일자리 수는 2019년 10만여 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40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증가는 곧 인력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맥킨지는 2030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200만 개가 인력을 구하지 못해 빈자리로 남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는 “이민 개혁을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더 많은 기업의 생산과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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