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36.6%로 전주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21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33%로 횡보했다. 두 달 전인 5월 22일과 1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 39.0%와 한국갤럽의 국민의힘 지지율 37%에 비하면 동반 하락세를 나타낸 셈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약세는 경제 부진과 정치 실종, 수해 참사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가 중첩된 결과로 보인다. 의회 권력을 장악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폭주와 몽니로 국정 발목 잡기를 해왔지만 국정 운영의 책임은 분명히 대통령과 여당 등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가 현안에 대한 대부분의 책임을 전(前) 정권과 야당 탓으로 돌려왔다. 심지어 여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중 골프’를 치고도 책임 회피 발언을 할 정도로 여권 내에 안이한 태도가 만연해 있다.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서도 여권이 먼저 무한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은 안전 장비도 없이 산사태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했다. 신림동 대낮 칼부림 사건과 서이초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등은 국가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는지 묻고 있다.
경제난에 대해서는 더 큰 책무를 느껴야 한다.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보이던 무역수지는 지난달 잠시 적자를 벗어났으나 이달에 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낮췄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3위로 떨어져 ‘톱10’에서 밀려났다. 이제라도 대통령과 여당이 책임 있는 자세와 실력을 보여줘야 구조 개혁을 성공시키고 성장 동력을 재점화할 수 있다.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정치를 복원해 경제 회복과 안보 강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