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 방치해 '뇌사'…남편은 운동 나갔다

연합뉴스

아내가 집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 방치한 채 운동을 나가 뇌사 상태에 빠뜨린 6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유기치상 혐의로 6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6시12분께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씨를 방치해 중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딸의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B씨 얼굴과 자택 화장실 등에서 혈흔도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테니스를 치기 위해 집에 옷을 갈아입으러 왔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은 이후 아무런 구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외출했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던 의붓딸이 사진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내하고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로 A씨는 이전에도 가정폭력 사안으로 세 차례 신고됐지만 모두 '공소권 없음'이나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B씨의 몸에서 멍 자국이나 혈흔 등이 발견돼 그가 A씨에게 폭행당해 쓰러졌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집에 쓰러져 있던 이유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만약 A씨가 B씨를 폭행해 쓰러뜨렸다면 중상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