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장마철이 종료됐다. 장마가 지나간 남은 여름엔 당분간 폭염과 소나기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26일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면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도 북상하고 이에 우리나라가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장마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지난달 25일, 중부지방에서 26일 시작했다. 제주는 평년(6월 19일)보다 늦었고 남부지방(23일)과 중부지방(25일)은 비슷했다. 장마 종료일 역시 제주만 평년보다 늦었고, 남부와 중부지방은 평년과 같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다만 기상청은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은 추후 재분석 후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장마 시작 후 전날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로 집계됐다. 이는 1973년 이후 51년간 장마철 강수량 중 3번째로 많은 것이다. 평년 장마철 강수량이 356.7㎜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한 달 새 두 번의 장마를 겪은 셈이다.
반면 올해 장마철 중 실제 비가 내린 날(강수일)은 21.2일(전국 평균)로 2006년(27일)이나 2020년(28.7일)과 비교해 적었다. 강수일이 적다는 것은 비가 내릴 때 더 강하게 쏟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장맛비는 이달 13~18일을 중심으로 충청이남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이 기간 충북(엿새간 누적 강수량 390.5㎜), 충남(425.1㎜), 전북(429.3㎜)에는 1년 강수량의 30% 이상 되는 비가 내렸다. 지난 14일 전북 군산시에 하루 372.8㎜ 비가 와 역대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4~15일 충청이남 곳곳에서 일강수량 최고치가 경신됐다.
올해 장마철 강수량을 지역별로 봤을 때 전북은 907.4㎜인데 이는 전북의 평년 장마철 강수량(355.5㎜)의 2.5배가 넘는다. 대전·세종·충남에는 평년 치(353.9㎜)의 두 배가 넘는 795.6㎜ 장맛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초입부터 '비의 재료'라고 할 수 있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이번 장마철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고 봤다. 또 전 지구적으로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엘니뇨가 나타나면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바다에서 대기로 수증기와 열이 더 많이 공급된 상황도 올해 장맛비를 늘린 요인으로 분석했다.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이어지겠다.
우리나라는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겠고 이에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상승하겠다. 그간 내린 장맛비로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더 높겠다. 당분간 대부분 지역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오후부터 당분간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올 때가 잦겠다. 기상청은 “장마가 끝난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나 태풍 때문에 호우특보가 내려질 정도의 비가 쏟아질 때가 있을 수 있으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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