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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번영 기뻐", “북한 주민 불쌍”…정전 70년, 참전용사들의 두 시선

당시 종전 아닌 정전협정에 실망하기도

"韓 발전 놀랍다…역사 일부분 참여 영광"

분단엔 안타까움…"'하나의 한국' 보고싶어"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이 26일 부산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 열차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정전협정이 서명된 날 저는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긴 날이었습니다.”

18세의 나이에 영국 왕립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에 파병돼 북한의 남침에 맞서 싸웠던 영국 왕립보병연대 브라이언 호프(80) 씨가 26일 미국의 방송(VOA)을 통해 밝힌 한국전쟁 정전 70년의 소감이다. 3년간의 6·25전쟁이 멈추고 정전에 이르기까지 희생된 유엔군의 인원은 약 5만 명에 달한다. 위치도, 국가명도 모르던 낯선 땅에서 몸을 던져 희생한 유엔 참전국 용사들 덕분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까지도 자유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었다. 참전용사들은 한국이 이룬 번영과 자유의 역사의 일부분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면서도 북한 정권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해병대원 소속으로 열아홉 살 때 한국전쟁에 참전한 워런 위드한 한국전 장진호참전용사협회 회장은 낙동강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 흥남 철수 등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들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장본인이다. 전쟁 막바지, 종전이 아닌 정전협정 소식을 전해듣고 ‘내가 뭘 얻었지’라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고 VOA를 통해 밝혔다. 유엔군과 공산군, 남북한 양측 모두에 큰 피해를 남기고도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는 실망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70년이 흐른 현재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보며 참전용사들은 6·25 참전을 더 이상 후회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육군 제3보병사단 소속 포병장교로 38선에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싸웠던 래리 카이나드 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장(KWVA)은 1990년대 들어 일곱 차례나 한국을 오가며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한국인들을 봐왔다. 그는 이에 대해 “전쟁 중에 우리가 한 일이 한국 국민들에게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캐나다군 보병연대(PPCLI) 장교로 참전했던 앨런 박셸 역시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국이 이룩한 발전이 정말 놀랍다고 언급하며 역사의 중요한 일부분이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참전용사들은 한반도가 여전히 분단 상태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한미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 있는 한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셸은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 같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쌍하다”고 했다. 이들은 하나의 한국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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