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노래방, 골목 등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폭행 당시 영상까지 촬영해 유포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6일 YTN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지난 22일 강원도의 한 노래방에서 또래 학생 A 양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여러 중학교의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생들이 모여있는 장소였다.
강원도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같은 날 노래방 인근으로 추정되는 골목에서 다른 가해 학생이 A 양을 또 폭행했다. 다음날인 23일 가해 학생의 집에서도 A 양을 향한 폭행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해 학생들은 이틀에 걸친 폭행 당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주변 친구들에게 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 학생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가해 학생이 노래방에서 A 양의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뺨을 때리는 모습이 나온다. 이어 가해 학생 사이에서 "어디 맞을래?", "오른뺨 맞는대"라며 A 양을 위협하는 말도 들린다. A 양은 가해 학생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도 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을 이를 말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이에 A 양은 지난 24일 오전 경찰에 진정서를 내고 일부 언론에도 피해 사실을 알렸다. A 양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이들을 험담하거나 쳐다봤다는 이유로 A 양을 폭행했다. A 양은 "개학하고 학교 갔을 때 마주칠까 봐 겁나고, 동영상 보고 놀림 받을까 봐 무섭다”고 불안한 심경을 전했다.
관련 사실을 접한 강원도교육청은 가해 학생들이 재학 중인 중학교 5곳의 학교폭력 전담 기구를 통해 사안 조사에 나섰다. 가해 학생에게는 긴급조치 2호를 내려 A 양과의 분리 조치를 지시했다. A 양에 대해서는 심리 상담과 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부 가해 학생 부모들은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면서도 A 양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도 A 양과 가해 학생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