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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내가 사는 자리에서 나이들기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블루존 연구는 100세 이상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많은 지역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개인의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단위로 연구한다. 블루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장수하는 마을이 있다는 점이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는 살아온 자리에서 나이 든다는 의미로 노화 심리학 연구에서 자주 쓰는 개념이다. 나이 들어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은퇴하면서 가족이나 공공기관의 도움 없이 자신의 집에서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산다는 것은 내 집에서 혼자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살 것인가, 누구와 살 것인가, 어떤 활동을 하며 살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선택해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히 같은 집에 산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있고 삶의 지혜와 행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여러 세대의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있을 때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 세상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오는 것은 한 세대와 다음 세대에 연속된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모든 환경은 그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독립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스마트홈 기술은 이제 하이테크 사치가 아닌 기대 사항으로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만으로도 집안의 조명이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사회 전체가 스마트 시스템으로 연결돼 성공적인 에이징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제는 건강도 기술을 기반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 이전에 진단과 치료 중심의 의료 개념에서 예방과 사후 관리, 그리고 개인의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헬스케어가 각광 받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활동적인 노화를 지지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활동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신체적·심리적·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사는 것을 원하지만 신체적으로 장애가 생겨 집안일을 할 수 없을 수도 있고 거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질병으로 병원에 자주 가야 할 수도 있다. 기대 수명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살던 집에 계속 독립적으로 사는 것을 주장하는 것도 맞는 길은 아니다. 이전만큼 활동적이지 못하더라도 필요한 의료진의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고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어디라도 나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고려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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