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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곡물·유가 상승세…'인플레 복병'에 연준 셈법 복잡

코카콜라·유니레버 등 가격 줄인상

흑해 수출길 막히며 곡물값 요동

폭염에 뛰는 휘발유값도 물가 부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복병’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연준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미국 내 대형 식품 기업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며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영향으로 곡물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을 자극하고 잠잠하던 유가마저 반등하는 조짐이 보인다.

2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코카콜라·펩시·유니레버 등 대규모 식품 기업들이 2분기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펩시의 가격 인상률은 15%, 유니레버도 8%에 달한다. 과열된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이 이들이 주장하는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다.

식품 가격 인상에 연준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소비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NYT는 “연준의 도구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금리 인상이지만 식품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멈출 수가 없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오르테가 미시간주립대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옥수수와 밀 등 곡물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흑해 차단으로 곡물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우회 수출로를 차단하기 위해 다뉴브강 항구도시 레니에 공습을 퍼붓자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곡물 선물 시장은 패닉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사태로 곡물 가격이 최대 15%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휘발유 값 역시 부담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6일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전날 대비 5센트 오른 갤런당 3.69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다. 미 에너지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과 정유공장까지 마비시키는 극심한 폭염 등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대변인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정유공장도 폭염 속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며 “폭염 이후 허리케인 시즌이 오면 휘발유 값은 갤런당 4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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