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현재 입주해 있는 서울 용산 사옥의 우선매수권을 한국토지신탁(034830)에 위임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신탁은 리츠(Reits)를 설립해 해당 건물을 매입하고 향후에도 HJ중공업을 이 건물의 임차인으로 남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HJ중공업은 "서울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으며 한국토지신탁으로 우선매수권 지위를 이전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건물을 소유한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추진했던 매각과 관련해 우선매수권을 가진 HJ중공업과 인수금액 협상을 이어왔다. HJ중공업은 회사 내 재무 건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주요 재무적 투자자 측의 부동산 금융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한국토지신탁에 우선매수권을 위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HJ중공업은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고 2016년엔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등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다 2021년 에코프라임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사모펀드(PEF)에 인수됐다. 같은해 사명도 옛 한진중공업에서 HJ중공업으로 변경했다.
HJ중공업은 경영 악화를 겪으며 2014년 현재의 사옥을 베스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이후 2019년엔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를 통해 해당 자산을 다시 매입했다. HJ중공업은 2014년 최초 이 건물을 매각할 당시부터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건물 전체를 사용해왔으며 이 때부터 우선매수권 지위도 확보해뒀다.
에코프라임PE 사모펀드엔 동부건설을 비롯해 한국토지신탁이 출자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선매수권 지위를 넘겨 받은 한국토지신탁은 이번 건물 매입을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전략을 짜고 있다. 2019년 당시 HJ중공업은 코람코자산신탁이 당시 조성한 리츠의 지분을 매입하며 3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회사는 이번에도 한국토지신탁이 조성하는 리츠에 적지 않은 금액을 출자할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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