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금빛으로 사자를 수놓은 조선 시대 치마가 국가민속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경기 남양주 별내에서 출토된 복식 유물 10건을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이라는 명칭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27일 예고했다.
남양주 유물은 2008∼2009년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대규모 국민임대주택 단지 조성지 중 한 곳이었던 화접리 일원에서 수백 기의 무덤이 확인됐고 이 중 연고를 알 수 없는 한 여성의 무덤에서는 총 52건 71점의 유물이 나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복식 유물은 사료적 가치가 있는 일부만 추린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은 ‘직금사자흉배 운문단 접음단 치마’로 이름붙여진 치마다.
길이 약 103∼105㎝, 너비 430.5㎝인 치마는 조선 전기에 금실로 비단 바탕에 무늬를 짜 넣어 만든 사자 흉배(胸背)를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료다.
흉배는 조선 시대 문무관의 관복에 날짐승이나 길짐승 무늬를 직조하거나 수놓아 만든 품계를 표시하던 사각형 장식으로 사자 흉배는 궁궐 수비를 맡은 장수에 쓰였다고 한다.
관복이나 저고리 등이 아니라 치마에 수놓았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남양주 별내 출토복식’ 유물 자료집은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에 나타난 조선 전기 직금(織金) 사자 흉배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