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추적하던 여성 경찰관이 사복 차림으로 현장에 잠복해 범죄 용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청이 26일 유튜브 채널에 ‘커피 마시던 경찰이 밖으로 나간 이유’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을 보면 해당 경찰관은 지난 13일 오후 2시 20분쯤 평범한 사복차림으로 개인 차량을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현금 수거책과 접선해 돈을 전달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받고 잠복하기 위한 출동이었다. 대전 유성구 구즉지구대 소속인 이 경찰관은 접선 장소에 있는 카페에 도착한 뒤 손님들처럼 메뉴를 고르고 주문한다. 그리고 바깥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잠시 후 카페 앞에 수상한 여성이 등장했다. 이 여성은 피해자를 기다리는 현금 수거책이었다. 뒤이어 온 피해자는 돈이 든 쇼핑백을 여성에게 건넸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경찰관은 가지고 간 카메라로 범행 순간을 채증했고, 두 사람이 헤어지기 직전 현장을 덮쳤다.
사복 차림의 경찰관을 본 수거책 여성은 “이리 와보라”는 경찰관 말에 당황스러운 듯 “왜요?”라고 물었다. 이에 경찰관은 범죄 혐의 사실과 체포 요지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여성을 사기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여성은 지구대로 향하는 동안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 경찰관은 수거책이 전달받은 현금 1900만원을 피해자에게 안전하게 돌려줬다.
경찰은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은 절대 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보이스피싱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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