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문순(67) 전 강원도지사를 소환했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입찰방해 혐의로 최 전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지사가 알펜시아 입찰 전 KH를 낙찰자로 사전 선정하는 데 입찰 정보를 흘리는 방법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해 "내가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잘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도의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를 공개 매각하려 했지만 4차례 유찰됐다. 이후 2021년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KH강원개발㈜에 총 매각 대금 7115억 원에 알펜시아리조트를 매각했다. 문제는 당시 입찰에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과 KH리츠만 참여했다는 점이었다. 담합 의혹과 함께 최 전 지사 등이 알펜시아의 자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해 헐값에 매각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최 전 지사와 KH그룹 측이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사전에 공모한 뒤 입찰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최 전 지사가 KH 측에 친전을 보내 4차 입찰 당시 최저 입찰금액을 알려줬다는 매각 담당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전 지사가 입찰 시작 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만나 입찰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공범인 배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도 최 전 지사의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배 회장은 1년 넘게 사업상 이유를 들어 동남아시아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최 전 지사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먼저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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