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미래 신도시인 ‘네옴시티(Neom city)’의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지난 26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이다. 사우디 정부가 네옴시티 홍보를 위해 개최한 행사다. 이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사우디의 현 석유경제를 첨단기술경제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나 거대한 규모에 기술과 자본, 외교 문제도 있어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사우디가 아시아 홍보투어를 한국에서 시작한 것은 그만큼 한국인과 기업들의 관심을 바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시회에 맞춰 이번에 출간된 ‘네옴시티’는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이기도 한 사우디에서 진행중인 네옴시티 사업에 대한 알기 쉬운 정리와 그에 따른 영향, 문제점들을 정리한 책이다. 내용은 책의 부제인 ‘제2의 중동붐인가, 700조원의 신기루인가’가 잘 말해준다.
‘네옴시티’ 사업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북서부 사막지대인 타북주에 ‘네옴’이라는 초거대 친환경 스마트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타북주는 이집트와 요르단,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곳이다. 네옴시티 사업은 크게 △신도시 ‘더라인’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관광단지 ‘트로제나’ △고급 휴양섬 ‘신달라’ 등 4개의 프로젝트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가장 핵심적인 신도시 ‘더 라인’은 무려 길이 170㎞의 직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높이 500m, 폭 200m 규모의 빌딩 건물을 채운 시가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우디측 설명에 따르면 이 도시에는 약 900만명이 거주하게 된다. 2017년 공개됐으며 오는 2030년까지 사업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도시이름인 네옴은 그리스어로 새로움을 뜻하는 ‘네오(Neo)’에 빈 살만 왕세자 이름인 무함마드의 머릿글자 ‘엠(M)’을 더한 것이다. 즉 중동 패권과 함께 자신의 왕위 승계 정당성을 위한 빈 살만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사업이다. 때문에 저자도 이 사업이 그냥 흐지부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당초 사우디측은 이 ‘사막도시’ 사업의 공사비로 700조원을 예상했는데 일부에서는 20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기준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가 1300조원이다. 또 지진 우려가 큰 지역에서 도시 건물들을 170㎞ 길이로 확장하는 것에 대한 기술적 문제에 환경파괴, 노동착취 등 다른 문제들도 산재한다.
책의 핵심은 우리 나라와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이미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프로젝트의 비현실성에 따라 실패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사우디는 직전 국왕의 이름을 딴 ‘킹 압둘라 경제도시’를 지난 2005년부터 개발하다가 현재 방치한 상태에 있다.
저자는 “네옴시티가 현재 밝혀진 원안대로 그대로 수행되리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로 네옴시티에 참여할 기회조차 거절하는 건 더 어리석다”고 말한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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