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자폐아들을 맡은 특수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가운데 과거 그의 아내 한수자 씨가 그린 웹툰이 재조명받고 있다.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9년 한 씨가 웹진 이음에서 연재한 웹툰 '우리는 핑퐁가족' 4화의 일부 장면이 올라왔다. 이 웹툰은 한 여성이 결혼 후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으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았다.
해당 회차는 발달장애 아들 '한겸'을 둔 주인공 '나'의 과거 일화로 시작한다. 만날 때마다 '나'를 끌어안던 아랫집 오빠, 중학교 때 종일 자리에서 말 한마디 없이 앉아있다 간 여자아이, 출산 후 조리원에서 계속 앓는 소리를 내던 아기를 회상한다. 모두 장애를 가진 이들로 묘사되는데, 과거의 '나'는 이들을 불편해하는 입장이었다.
웹툰은 현재 시점으로 전환되면서 발달장애 아들 '한겸'이 놀이공원에서 갑자기 처음 만난 또래의 뺨을 때린 뒤 '나'가 사과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나'는"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좀 늦어요. 삐삐뽀 캐릭터를 좋아해서 눈에 띄어서 그랬나 봐요. 많이 놀랐니? 한겸아 '미안하다'고 해야지"라고 고개 숙인다. 한겸은 "미안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다.
이에 뺨을 맞은 아이의 엄마는 "그런 애를 밖에 데리고 나올 거면 간수를 잘해야지. 부모가 돼서 정말…죄송하면 다예요? 갑자기 길다가 날벼락도 아니고"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그때 '나'의 남편이자 한겸의 아빠가 나타나 "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서 표현이 많이 서툽니다. 나쁜 뜻으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둘째를 보는데 서툴러 아내가 도와주다 보니 첫째를 잠깐 놓쳤습니다. 다음부터는 더 주의할 거니 기분 푸십시오"라고 재차 사과한다. 동시에 뺨을 맞은 아이에게 "저기 친구야. 아저씨가 맛있는 거 사줄 테니 하나 골라봐"라고 달랬다. 뺨을 맞은 아이의 엄마는 이 상황에 못마땅해했지만 일단 자리를 떠나면서 상황은 일단락된다.
이후 한겸의 아빠는 가족들과 나란히 앉아 소시지를 먹다가 "신경 쓰지 마, 여보. 이 정도로 사과하고 설명했는데도 화만 내는 건 우리 잘못 아니야"라며 아내를 토닥인다. 아내는 눈물을 터뜨리며 "고마워. 우리라고 해줘서"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나'가 과거에 냉담하게 대했던 3명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연출로 4화는 마무리된다.
이 웹툰을 본 누리꾼 다수는 최근 한 씨 부부가 발달장애 아들의 특수교사를 고소한 일과 관련해 "자기 연민이 너무 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장애 핑계로 폭력행위 정당화하지 마라", "길 가다 뺨 맞은 애가 제일 불쌍하다", "장애아동 보호자 중에서 저렇게 아이 싸고도는 가족은 진상이라고 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해 학생 부모에 공감하면서도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현실을 간과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발달장애 아동 가진 부모는 평생 집에만 있을 순 없지 않나. 수십번 때리지 말라 교육했음에도 안되는 거 아니겠는가", "발달장애인케어 진짜 힘들다. 작가를 떠나서 장애인에 대한 만화인 점에 주목해서 보면 좋겠다"는 댓글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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