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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성 심낭염, 반전 연구 결과…석회화 심할수록 오히려 수술 예후 좋아 [헬시타임]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심장외과·영상의학과 공동연구

수술 전 CT 검사의 '석회화 수치' 따라 수술 예후 달라져

CT 검사에서 측정한 ‘석회화 수치’로 심낭제거수술의 예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투데이




교착성 심낭염 환자에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해 ‘석회화 수치(Calcium Score)’를 측정하면 심낭제거수술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 교수와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 영상의학과 김성목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영현 성균관의대 학생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 교착성 심낭염 수술의 예후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석회화 수치 모델’의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장성아(왼쪽부터)·정동섭·김성목 삼성서울병원 교수, 이영현 성균관의대 학생.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쉼 없이 뛰는 심장은 외부와 마찰을 줄이기 위해 두 겹의 얇은 막(심낭)으로 싸여 있다. 심박동에 맞춰 늘어나거나 줄어들면서 심장을 보호하는 게 심낭의 정상적인 역할이지만 염증이 생기면 탄성을 잃고 두꺼워진다. 심낭에 염증이 발생했다가 가라앉는 과정에서 마치 흉터처럼 딱딱해져 떨어져 있던 두 막이 서로 들러붙은 상태가 교착성 심낭염이다. 이러한 심낭이 심장근육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호흡곤란, 부종, 반복적인 흉수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다른 장기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약물치료를 우선하고 반응하지 않으면 심낭제거수술을 해야 하는데 딱딱해진 심장근육에서 심낭을 박리해야 하므로 수술 난도가 높다. 어렵게 수술해도 흉터를 제거한 자리에 다시 흉터가 생기기도 하고 염증이 재발하거나 주변 혈관들과 유착되어 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잦아 의료진들의 고민이 컸다.

이번 연구는 정 교수가 석회화 병변이 있는 환자를 수술할 때 오히려 심장과 잘 분리되어 완전히 제거하기 쉽다는 경험을 공유한 데서 출발했다. 수술 이후 내과적 치료를 진행할 때도 석회화가 적은 환자들이 재발이나 재입원 빈도가 많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석회화 점수가 재발 예측에 활용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2010~2020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심낭제거수술을 받은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CT 검사에서 확인한 석회화 수치를 분석했다. 평균 172주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의 수술 이후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빈도가 오히려 적었다. 수술 전 CT에서 측정한 심낭의 석회화 수치(로그 보정값)가 7.22보다 높은 환자는 그보다 낮은 환자에 비해 수술 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 낮았다. 상대 위험비율은 40%까지 벌어졌다.



칼슘 수치를 기준으로 재분류한 결과도 유사했다. 심낭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군(61명)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14.7%(9명)에 그쳤지만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군(37명)은 43.2%(16명)나 됐다.

석회화란 혈관에 칼슘과 노폐물이 엉키며 침착한 석회 덩어리가 끼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석회화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이 진행되거나 만성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엑스레이 검사에서 심낭의 심한 석회화가 보이면 심낭염 악화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되어 왔는데 기존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교착성 심낭염 환자의 만성화 여부가 이러한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했다. 활동성 염증 시기가 완전히 끝나 완벽한 만성 상태인지 아직 염증세포가 활동하고 있는 지가 관건인데 상대적으로 석회화 수치가 높은 환자는 교착성 심낭염이 완전히 만성화된 상태여서 수술의 이점이 뚜렷하다.

장 교수는 “석회화 수치가 낮은 환자는 일부 염증세포가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상태여서 수술 이후에도 염증세포가 재활성화하거나 섬유화가 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가 심낭제거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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