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 승강기에서 만난 남성이 먼저 내리도록 배려한 어르신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점잖은 할아버지께서 엘리베이터(승강기) 버튼을 취소하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늘 딸 치과 진료가 있어 부모님 댁에 아이 맡기고 출근하게 돼 평소보다 좀 늦었다”며 “(부모님 댁에 아이) 맡긴 뒤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를 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승강기 안에는 이미) 위층에서부터 타고 내려오신 운동복 차림의 할아버지가 계셨고, 1층이 눌러져 있는 걸로 봐선 아파트 1층 산책로에 산책 가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A씨가 지하주차장 층의 버튼을 누르니 할아버지께서는 1층 버튼을 눌러 취소하셨다. 이에 A씨는 할아버지께 지하층에 잠깐 가실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아니 돈 버는 사람이 더 급하니 거기 맞춰줘야지 시간도 8시 30분인데 서울 어디를 가건 지금 차로 나가면 9시 출근엔 빠듯하잖소. 나는 남는 게 시간이라 지하층 갔다가 산책가도 아무 문제없다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할아버지의 배려깊은 행동에 A씨가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할아버지는 ‘아기 키우는 것 같은데 고생이 많습니다. 요즘에 아이들 소리 듣기 힘든데 (애 낳아주면) 애국자다’라면서 스몰토크(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제가 먼저 지하층에 내리고 할아버지는 다시 올라가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도 계시네요. 저도 나중에 똑같이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해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멋진 어르신이다”, “환타지 같은 이야기네요”, “지하철에서 새치기하는 노인 이야기만 보다가 이 글을 보니 힐링되네요” 라는 반응을 보였다. 글쓴이는 “몸도 허리도 곧으시고 ‘관리 잘하신다’는 자세가 나오시더라”, “저도 노년에는 저런 어르신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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