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오피스텔 입주민이 경비 아저씨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폭우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한 오피스텔 풍경을 다룬 글이 올라왔다.
이 오피스텔은 방수처리가 잘못됐는지 평소에도 빗물이 건물 내부로 파고드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 문제로 최근 폭우 때 엘리베이터 4대가 동시에, 아침 출근 시간대에 멈춘 일이 발생했다.
입주민들은 애꿎은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에게 '건물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책임 져라'며 온갖 짜증을 쏟아냈다.
또 오피스텔 게시판에는 '새벽에 안내방송을 끊임없이 내보내 잠을 설치게 했다'는 등 비난 글이 수십 개 달렸다. 일부 게시물에는 경비 아저씨를 향한 폭언과 욕설도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입주민이 올린 글과 사진이 모든 불만과 불평을 잠재웠다.
이 입주민은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애당초 건물을 엉성하게 지은 시공사와 건설업체 사장인 것 같은데 왜 힘센 사람들은 놔두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비 아저씨들을 비난하냐"며 "안내방송을 하면 한다고, 안 하면 안 한다고 뭐라 하니 경비 아저씨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이 사진은 경비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배달되지 못한 택배상자를 지키는 바람에 저녁때를 놓쳐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었다.
이 입주민은 "늦은 퇴근길에 그 모습을 보고 내내 마음에 걸려 우유를 하나 사다드렸다"면서 "불평과 불만보다는 칭찬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는 입주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 글과 사진이 실린 뒤 오피스텔 게시판에는 불평·불만의 글이 사라졌고 입주민의 사진과 글에는 해당 오피스텔 게시판이 개설된 이래 가장 많은 '좋아요'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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