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최근 철근 누락 부실 시공 사태로 파장을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입주자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하기로 했다. 아직 해당 아파트로 전입하지 않은 입주 예정자에게는 계약 해지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설계·감리 담합과 부당한 하도급 거래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이 브리핑했다. 김 의원은 “관련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와 함께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위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강 공사, 책임자 처벌은 물론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입주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하고 입주 예정자에게는 재당첨 제한이 없는 계약 해지권 부여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필요할 경우 국정조사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LH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건설 카르텔과 부실 시공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건설 카르텔 척결을 위해 ‘반카르텔공정건설추진본부’를 내부에 설치하고 전관이 없는 업체가 LH 사업에 응찰할 경우 가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실 시공 설계·감리 업체는 한 번 적발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안도 검토한다.
한편 LH 출신을 영입한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전관예우 문제를 방지할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LH 발주 계약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일부는 시행조차 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당시 LH 1급 이상 퇴직자가 취업한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를 대상으로 퇴직 후 1년간 LH와의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나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시행은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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