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봉창(1900∼1932년), 윤봉길(1908∼1932년) 의사의 유품이 광복절을 맞아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일부터 31일까지 상설전시실 1층 대한제국실에서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유품과 데니 태극기를 특별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유물들이다.
지난해 보물이 된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1931년 12월 13일 이 의사가 항일 독립운동 단체인 한인애국단의 제1호 단원으로 입단하면서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하며 쓴 글이다. 그는 선서문에서 ‘나는 적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야(위하여)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야(돼)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서하나이다’라고 썼다.
이 의사는 1932년 1월 일본 도쿄에서 히로히토 일왕에게 폭탄을 던졌으나 실패했고 현장에서 체포된 뒤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했다. 이 선서문을 가슴에 걸고 양손에 수류탄을 쥐고 찍은 사진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윤 의사의 유품은 1932년 훙커우 공원 거사를 하기 전에 공책에 쓴 것으로, 자신의 삶을 요약한 이력서와 어린 두 아들에게 남긴 유서, 김구(1876∼1949년) 선생에게 남기는 시 등이 있다. 아들에게 남긴 글에는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돼라’는 당부가 담겨 있다.
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알려진 데니 태극기도 볼 수 있다. 1886년 당시 고종의 외교·내무 담당 고문으로 부임했다가 1891년 1월 조선을 떠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년)가 소장했던 유물이다. 고종이 1890년쯤 데니에게 하사했다고 전하며 데니의 후손이 1981년 기증했다. 가로 262㎝, 세로 182.5㎝로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가장 큰 데다 국기 제정의 초창기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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