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지만 60대 요양보호사가 침착하게 불을 끄면서 큰 피해를 막았다.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8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요양병원 1층 욕실에서 불이 났다.
빨래 건조용 온풍기와 욕실 온수기 전원을 연결해놓은 벽면 콘센트 쪽에서 불이 시작됐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시 근무하고 있던 63세 여성 요양보호사 오모씨가 가장 먼저 화재를 목격했다.
한 입원환자로부터 '욕실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오씨가 욕실로 들어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오씨가 욕실에 가보니 벽면 콘센트 쪽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불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원무실에 이런 상황을 알려 119에 신고하도록 하고, 환자를 대피하도록 조치한 뒤 간호조무사와 함께 이불을 들고 불을 꺼려고 했다.
하지만 진화가 여의치 않자 주변에 있던 분말소화기를 들고 재차 진화에 나섰고 4분여만에 불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가 진화하는 사이 다른 직원들도 신속하게 움직여 1층 환자 9명을 밖으로 대피시킨 상태였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보호사가 불을 신속하게 끄면서 연기가 욕실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아 다른 층 환자들의 대피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요양병원은 9층짜리 건물로 환자가 100여명가량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가 침착하게 대응한 데는 평소 화재 대비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소방본부는 해당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숫자가 많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살피면서 올해 3월 합동으로 현장 훈련을 했다.
이때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화기 사용 훈련을 했고, 병원 측에서도 지난달 자체 훈련을 한 번 더 하면서 모든 직원이 소화기 사용법을 숙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10년 차 베테랑으로 내부에서는 행동이 빠르고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판이 나 있다.
병원 관계자는 "빠른 판단하에 당황하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해준 덕분에 피해가 없었다고 오씨에게 감사를 표했다"면서 "앞으로도 화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오씨에 대해 관할 소방서장 명의의 표창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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