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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피하는 방법…‘야간 라운드’의 세계

제2회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 오픈 우승자 이주일이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몇 홀 지나지 않아 땀에 흠뻑 젖은 셔츠는 스윙을 할 때 몸에 감긴다. 습도까지 높은 날엔 숨이 턱턱 막히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무더운 여름철에 스코어가 나지 않는 데에는 날씨 탓도 크다.

빛이 사라질 때쯤 시작되는 야간 라운드를 찾는 골퍼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선선한 바람에 달빛 아래 낭만까지 더해진 야간 라운드는 퇴근 후에도 즐길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최근 몇 년 새 부쩍 증가한 2030 세대를 비롯한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어두운 밤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새하얀 볼을 감상하는 건 덤이라고 할까.

야간 라운드 가능한 골프장, 어디에 있을까?

야간 라운드는 보통 오후 4시부터 진행하는 라운드를 가리킨다. 하지만 모든 골프장에서 야간 라운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조명 시설과 운영 인력 등을 갖춘 곳에서만 진행이 가능해 한정된 골프장에서만 야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야간 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136곳으로 18홀 이상 전체 402곳의 33.8%에 달한다. 대중제 골프장(18홀 이상)은 95곳(38.2%), 회원제 골프장은 41곳(26.8%)이 운영하고 있으며 수도권에 가장 많은 49곳(대중제 33곳·회원제 16곳)이 몰려있다.

서울 시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강원 원주의 센추리21CC는 3월부터 11월까지 45홀 전 코스 야간 라운드를 운영 중이다. 그린피는 평일 기준 평균 11만 원, 주말에는 14만~15만 원으로 낮 시간대 이용요금의 3분의2 수준이다. 센추리21CC 관계자는 “대다수 골프장이 18홀만 야간 라운드를 운영하지만 우리는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5개의 9홀 코스를 전부 연다”며 “2년 전에는 모든 홀의 조명 시설을 LED로 교체해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야간 라운드에서는 캐디도 선택제다. 센추리21CC에서는 하우스 캐디(15만 원)와 가이드 캐디(9만 원)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드라이빙 캐디에서 이름이 바뀐 가이드 캐디는 카트 운전이 주된 역할이며 각홀 티잉 구역에서 홀을 설명하고 그린에서 서브하는 정도의 업무만 담당한다. 페어웨이에서 거리 계산이나 클럽 선택 등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 있는 골퍼들에게 추천한다.

강원 횡성의 벨라스톤CC는 가이드 캐디와 유사한 마샬 캐디제를 2016년에 처음 도입했다.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야간 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샬 캐디나 노 캐디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간에 비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외 대다수 골프장도 운영비용 절감과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야간 라운드에 노 캐디 제도를 도입 중이다.

야간에 라이트를 밝힌 센추리21CC의 골프 코스. 사진 제공=센추리21CC


야간 라운드, 이것만은 알고 가자!

1. 예약 전 후기 체크를

야간 라운드라고 해서 다 똑같은 건 아니다. 골프장마다 라이트의 밝기 차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이트가 부족한 골프장이라면 볼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골프장을 예약하기 전 후기를 살펴보는 것도 한 가지 팁이다. ‘명랑 골퍼’라면 페어웨이가 넓은 골프장을 고르는 것도 추천한다.



2. 자외선 차단제 바를 것

야간 라운드에는 선크림을 바를 필요가 없다고? 잘못된 정보다. 해가 저무는 시간대에도 생각보다 자외선이 강하고 조명 불빛에서 자외선이 나온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야간 라운드 전에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자.

3. 모기 퇴치제 필수! 향수는 금물!

여름철 골프장의 불청객 중 하나는 벌레다. 짧은 옷을 입어 피부가 노출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라운드 중 자신도 모르게 모기 등 벌레에 물리기 십상이다. 조명이 필요한 야간 라운드 때는 왠지 모르게 벌레가 더 꼬이는 기분이다. 조금이라도 방해를 덜 받기 위한 모기 퇴치제와 함께 물린 곳에 바르는 약도 챙겨야 한다. 향수나 향이 강한 로션 등은 벌레를 불러모을 수 있으니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4. 자나 깨나 ‘볼’ 조심

야간 라운드에서는 볼이 더 잘 보인다고 하지만 해가 지기 전인 전반까지는 오히려 볼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자신의 볼은 물론 동반자들의 볼을 함께 살펴봐야 혹시 모를 타구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볼이 코스를 크게 벗어난다면 평상시보다 더 큰 목소리로 ‘포어(Fore)!’를 외치자. 조명이 비치는 구역을 벗어난 곳으로 볼이 날아갈 경우 볼을 찾을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넉넉히 볼을 챙길 필요도 있다. 볼은 밝은 계열의 흰색이나 노란색을 추천한다.

5. 뚝 떨어진 그린 스피드...스트로크는 강하게

야간에는 주간보다 잔디가 더 자라 있고 그린 손상 정도가 심하다. 어둠이 내리면 잔디가 축축해지기 때문에 그린 스피드는 더 느려진다. 연습 그린에서 충분히 감을 익히고 라운드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평소 퍼팅할 때보다 거리를 더 길게 보고 스트로크를 더 강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6. 그늘집, 운영 안 할 수도 있어

일부 골프장은 야간 라운드 때 그늘집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늘집 운영 여부를 미리 확인한 뒤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면 허기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라운드 전 식사를 미리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늘집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커피 리필이 안 될 수 있다는 점도 계산해야 할 부분이다.

7. 바람막이 등 가벼운 겉옷 준비

우리나라 대부분 골프장은 산속에 있다. 여름이라도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해가 지면 기온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라운드 전에 당일 기온을 체크하겠지만 혹시 모르니 바람막이 스타일의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추위가 느껴지면 몸이 굳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스윙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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