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죄를 저지른 트럼프는 이제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야 합니다”“바이든 정부에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을 잊지 마세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법원으로 향하는 길 주변에 시위대와 경찰, 취재진들이 몰렸다. 시위대의 규모가 크지 않고, 집회도 비교적 평화롭게 이뤄졌으나 곳곳에서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충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유튜브 방송을 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앞에서 확성기를 틀어 “그를 가두라(Lock him up)”고 외치던 애나 크리스틴은 기자와 만나 “트럼프가 거짓말로 저 바보들을 선동했다”면서 “그 거짓말을 믿고 저들이 폭력적으로 변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국경 장벽을 완수하라(Finish the wall)’는 피켓을 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거나,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분위기를 달구는 시민들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출발, 자가용 비행기로 워싱턴DC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차량을 이용해 예정보다 다소 이른 오후 3시20분께 법원에 들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성추행 입막음, 국가 기밀 반출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올해 들어 법원 출석이 벌써 세번째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진행된 기소인부절차에서 연방 특검이 제기한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승인하며 추가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재판과 관련해 연방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속이고, 선거 인증 절차를 방해하고, 헌법에 규정된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네 가지 범죄를 저질렀다며 기소했다. 이는 대선 결과에 불복해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던 ‘1·6사태’의 배후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현직 대통령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소의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기소를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정면 겨냥하고 있다. 그는 법원 출석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매우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 및 본선 유력 후보자에 대한 전례 없는 기소는 전 세계에 지난 3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부패와 실패에 대해 일깨워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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