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흥행 질주를 이어가며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레타 거윅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바비는 4일(현지 시간) 기준 전 세계에서 9억 5100만 달러(약 1조 19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경제전문매체 CNBC는 “주말 사이에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지난달 21일 개봉한 뒤 19일 만에 분수령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집계에 따르면 북미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국가는 영국, 멕시코, 브라질, 호주, 중국 순이다.
바비가 10억 달러를 돌파하면 여러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거윅 감독은 ‘1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한 첫 단독 여성 감독이 된다. 앞서 애나 보든 감독이 ‘캡틴 마블’로 11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공동 감독이었다. 또한 영화사 워너브러더스와 디스커버리가 지난해 4월 합병된 뒤 제작한 영화 중 첫 10억 달러 영화가 된다.
바비는 당분간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의 폴 더가러브디언 애널리스트는 "바비가 10억 달러의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성공을 향한 발걸음일 뿐"이라며 "흥행은 앞으로 몇 주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시장 조사업체 박스오피스닷컴의 수석 분석가인 숀 로빈스도 “바비는 여성성에 대한 문화적 논의를 새롭게 불러일으키며 업계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부진하던 가운데 혜성처럼 등장한 바비의 ‘나 홀로 독주’는 관객들이 할리우드 영화 자체에 시들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CNBC는 “바비는 영화 팬들이 여전히 양질의 영화와 특별한 공동체적 경험을 위해 기꺼이 극장을 찾을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비와 함께 같은 날 상영을 시작해 '바벤하이머'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펜하이머'는 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