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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0㎝ 회칼' 들고 다니는 고졸 배달원"…분당 칼부림 최원종의 '자기소개'

지난 3일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모(22)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작성한 글들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그는 범행 전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을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수사전담팀은 최씨를 체포하고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디지털 증거수집(포렌식)해 이와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 전 올린 글들을 찾아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29일 흉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를 본 다른 네티즌이 “신고 완료”라고 댓글을 달자 최씨는 “‘밖에서는 안 들고 다녀요’라고 하면 끝”이라며 “집에 소지하는 것만으로 처벌도 못 한다”고 받아쳤다.

최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2일에는 “이제 나 그만 괴롭히고 내 얘기 좀 들어봐라”,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수십 년이라는 시간도 티끌 같은 시간이다” 등의 글을 썼다.

사진 제공=경기남부경찰청


특히 이날 오후에는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고 남겼다. 실제 최씨는 사건 전날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매한 뒤 서현역에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포기한 이유를 진술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최씨가 범행 한 달 전부터 ‘신림동 살인’, ‘사시미칼’, ‘가스총’, ‘방검복’, ‘칼 들고 다니면 불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했다.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흉기 2자루를 들고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흉기 난동 전 모친 명의로 된 자동차를 몰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들이받은 뒤 더 나아가지 못하자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5명이 차량에 의해, 9명이 흉기에 의해 각각 부상을 당했다. 이중 뇌사에 빠진 60대 여성이 결국 숨졌다.

경찰은 최씨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을 끝내는 대로 그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서현동 흉기난동’ 피의자 최원종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이뤄진다.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또 신상공개로 인한 국민의 알권리 충족,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이 있어야 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한다.

앞서 경찰은 전날 최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정신 및 성격과 관련된 문항이 20개 있으며 40점 만점 중,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결과는 검사 시작일로부터 약 열흘 소요된다.

한편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2015~2020년 병원을 다니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등 치료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씨는 2020년 조현성 인격 장애(분열성 성격 장애) 진단을 받은 뒤 약 복용이나 진료 등을 거부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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