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하는 움직임이 지속해서 관찰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북한 개성공단 공장 부지 곳곳에서 통근버스가 포착돼 무단가동 정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민간 위성기업 플래닛랩스의 이달 4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개성공단 내 42곳의 건물 앞에서 버스와 승합차, 트럭 등이 발견됐다. 지난 4월 찍힌 사진에서 21곳의 건물과 공터에서 버스, 인파, 자재 등이 감지된 데 비해 포착 장소가 2배로 늘었다.
VOA는 특히 지붕 부분이 하얀색인 파란색 버스가 가장 많이 포착됐는데, 이는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 편의를 위해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에어로시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얀색 지붕이 위성사진에서도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차량이 정차된 곳은 섬유와 봉제, 의복 제조 업체가 17곳, 가죽·가방·신발 제조 업체와 복합 업종이 각각 6곳씩이었다. 또 전기·전자 업체 3곳, 기계·금속 업체 2곳 등에서도 무단가동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이후 2016년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가동 중단을 결정하면서 운영을 멈췄다.
북한의 무단가동 정황이 지속해서 포착되면서 통일부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북한이 3년 전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북한을 상대로 한 개성공단 손해배상 청구 여부에 대해 “그 문제는 우선 사실관계가 더 확인돼야 하고, 당연히 원칙적인 입장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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