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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유치 막히고 내국인은 해외로…관광 제주의 '한숨'

■휴가철에도 한산한 제주도

고비용에 "그돈이면 日·동남아로"

상반기 내국인 방문 전년比 5%↓

외국인 관광객 코로나前 ⅓ 그쳐

식당·렌터카 등 업계 매출 감소

道, 물가단속·할인 행사 등 추진

6월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이달 4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전복·갈치로 유명한 A 식당 앞이 한산하다. 지난해만 해도 이 식당은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맛집 관련 방송에 다수 출연하면서 손님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SNS에는 점심시간을 피해 가도 대기했다는 글,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식당 앞 대기줄은 없다. 점심시간이 한창이었지만 식당 안에는 빈 테이블도 있다.

# 같은 날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목 관아에는 중국인 관광객 10여 명이 한복을 입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목 관아는 탐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주의 정치·행정 등의 역할을 담당해온 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포토스폿으로 유명하다. 이날 제주목 관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10만 원에 한복을 대여해주고 사진작가가 동행해 사진까지 찍어주는 상품을 이용했다. 제주목 관아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 모 씨는 “중국인들이 조금씩 제주도를 오고 있기는 한데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아직 많이 없는 편”이라며 “중국인들이 많이 가는 ‘바오젠 거리(제주시 연동 위치)’도 한산하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첫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제주도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급증하는 반면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은 빠르게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광 업계가 관광 상품 개발 등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8일 제주도 여행·관광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대책 회의를 열고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당시 회의에는 제주도청뿐 아니라 제주관광공사·제주관광협회 등이 참석했다.

이달 4일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들이 머리를 맞댄 것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줄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총 643만 6707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5% 감소했다. 6월 한 달만 보면 감소 폭은 더 크다. 지난해 127만 7848명이 제주도를 여행한 것과 달리 올 6월에는 109만 2161명으로 14.5%나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은 21만 3927명이었다. 1년 전보다 784% 증가했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2019년 상반기)에 비하면 3분의 1에 그쳤다.

코로나19로 해외 대신 제주도를 찾았던 내국인들이 올해는 일본·베트남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제주도 관광 업계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제주도 렌터카 업체의 가동률은 올 5월 기준 68.3%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가량 줄었다. 전세버스의 6월 가동률은 1년 전 32.8%에서 26.7%로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휴가철 골프 패키지만 해도 해외 상품은 조기 마감되는 반면 제주도 상품은 저렴하게 판매해도 모객이 저조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제주도 물가가 높은 점도 내국인의 발길이 줄어든 요인으로 손꼽힌다. 제주국제공항 근처에 위치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호테우해변의 포장마차에서는 전복토종닭이 8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 식당에서도 갈치한상차림은 2인 기준 9만 8000원에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가 인상을 반영한 가격이라고 하나 관광객들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달 4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에서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외로 가는 내국인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외국인 관광객의 회복세가 업계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 여행 허용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제주도 관광 시장의 큰손이었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겼다. 2019년 상반기에만 45만 6359명의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찾았지만 올해는 7만 9409명에 불과했다. 올여름 중국에서 100~200명가량이 태권도·축구 등 스포츠 교류차 제주를 방문하기 위해 국내 여행사에 견적을 문의했지만 단체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무산되기도 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 외에 베트남·태국 등으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며 “해외에서 제주공항으로 바로 오는 항공편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외국인이 제주도에 오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이번 기회에 제주도 관광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제주도는 여름철 지역축제점검반을 운영해 물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제주 공공 플랫폼 ‘탐나오’에서 관광지·레저, 체험, 맛집, 여행사 상품 구매 시 2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관광객을 150명 이상 유치할 경우 인센티브를 최대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해 지원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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