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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대원 '175인분 뷔페' 준비했는데…"아예 입국도 안 했다"

이동하는 잼버리 대원들. 연합뉴스




잼버리 조직위의 허술한 일처리로 숙소와 식사를 급히 준비한 충남의 한 대학교의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

지난 7일 밤 충청남도 관계자가 충남 홍성 혜전대학교 기숙사팀에 전화해 “새만금에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 숙소가 필요하다. 기숙사 수용인원이 몇 명이냐”고 물었다.

이에 기숙사팀은 “생활관(기숙사)은 288명 규모다. 학교 쪽은 여학생 200명, 남학생 70여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러자 8일 오전 9시께 충남도와 홍성군은 ‘예멘 스카우트 대원 175명이 입실할 예정이니 준비하라’고 통보했다.

충남도는 난감해하는 학교 쪽에 “숙소와 식사만 맡아 주면 프로그램 등은 우리가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혜전대측은 급작스러운 손님 맞이를 위해 비어있던 생활관을 청소하고, 소방서는 소방안전점검을, 보건소는 소독을 진행했다.

학교 쪽은 방 한 개에 4명이 투숙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식사였다. 생활관 식당은 대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며 폐쇄한 상황이어서 당장 식재료를 받거나 조리 도구를 정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에 홍성군이 나서 뷔페 음식을 주문했다. 예멘이 이슬람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돼지고기 등은 제외하고 새우튀김 등 선호하는 음식으로 식단을 짰다. 출장 음식을 맞추는 데는 200여 만원 정도가 들었다.

서울 관광중인 잼버리 대원들. 안유진 인턴기자


약속한 오후가 돼도 예멘 스카우트 대원 175명의 명단이 오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오후 4시가 넘어서도 잼버리조직위원회로부터 예멘 대원들이 언제 도착할지 등을 알려오지 않았다. 인솔자 연락처도 알 수 없었다”며 “대원들이 늦게 도착할 것에 대비해 먼저 식사를 한 뒤 인적 등을 적는 서류를 제출하면 방을 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잼버리조직위원회가 연락한 이날 밤 11시가 다 된 시점이었다고 한다. 이 학교 학생과 측은 9일 “이아무개라는 분이 전화해 ‘예멘 대원들은 입국하지 않았다’고 알려 왔다. 허탈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힘들게 준비한 200여 만원의 할랄 출장 뷔폐 음식은 손도 대지 못하고 다 버렸다고 한다. 이어 그는 “조직위 관계자의 전화는 간단했고 사과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이동유 충남도 자치행정과장은 “조직위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입국도 안 한 국가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수용해 달라는 요청을 했겠냐. 접수 명단이 아니라 사전에 각국이 제출한 참가신청 명단으로 숙소를 배정한 것 같다”며 “8일은 충남으로 온다는 국가와 인원이 계속 바뀌는 등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학교와 홍성군이 고생한 걸 생각하면 미안하다는 말도 안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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