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의 신규 계약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역전세 위험이 낮아지자 이사를 택하기보단 갱신 계약을 맺는 임차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1~7월 체결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전세 계약 24만8324건 중 신규 계약(14만3118건) 비중은 4월 60.3%에서 7월 54.7%까지 감소했다.
연초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는 등 우려가 커지자 시장에서는 보다 나은 집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었다. 그러나 4월 이후 전셋값이 다시 빠르게 오르자 이사 비용 등을 감안해 기존 집에서 계속 임차 계약을 갱신하는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59.7%→52.0%)△경기(59.7%→54.7%) △인천(66.1%→64.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전셋값 회복이 빠른 지역일수록 갈아타기 움직임이 둔화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역과 아파트 연식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세 신규 계약 비중은 입주한 지 21~30년 이하 구축에서 늘었지만 5년 이하 신축에서는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신축이 구축보다 가격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좋아 역전세 위험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21~30년 이내 아파트의 전세 신규 계약 비중은 1월 23.7%에서 7월 30.6%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전셋값이 상승 반전한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는 지난 4월 이후 신규 계약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일부 수도권 지역은 전체 거래 중 70% 이상이 신규 계약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연구원은 "전셋값이 회복되고 보증금 차액 반환 대출이 완화되는 등 역전세 대응 방안이 마련돼 서울과 그 인접 지역부터 신규 계약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며 "다만 서울 강남구와 경기 화성시 등 하반기 입주 물량이 집중돼 전세 매물이 증가하는 지역은 구축 위주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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