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이 ‘원수에게나 추천한다’고 불릴 정도로 피해자를 양산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전수 조사에 나선다. 시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행정조치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4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시내 지역주택조합 111곳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허위·과장광고를 하거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과도한 추가분담금을 요구하고 탈퇴 및 환불 요청을 거부하는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는 이로 인해 선량한 조합원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 이번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허위·과장광고를 통한 조합원 모집 △토지매입 지연에 따른 조합원 부담 증가 △조합·업무대행사 전문성 부족 △조합탈퇴 희망 시 비용 환급 어려움 등과 같은 대표 피해사례를 중심으로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올해 상반기 표본 조사가 이뤄졌던 7곳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조합을 상대로 진행된다. 표본 조사는 지역주택조합의 구체적인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시는 이를 통해 토지 확보 계획과 탈퇴 및 환급 처리, 자금조달 및 집행계획, 소송 진행사항 등 조합실태 파악이 용이하도록 조사 매뉴얼을 개선했다. 시는 당시 표본 조사가 이뤄진 조합에서 행정절차 미이행 등 60건도 적발했으며, 각 자치구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번 조사대상 111곳 중 96곳은 조합이 속해 있는 자치구가 합동 조사반을 꾸려 조사한다. 이 중에서도 부실한 정보공개와 조합 내부갈등 등으로 그간 민원이 다수 발생했던 5곳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자치구와 회계사 및 변호사 등 전문가 합동으로 직접 조사에 나선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자치구 및 조합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주택법 등 관련 규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나 수사의뢰, 고발 등 강력하게 행정조치할 방침이다. 또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조합원 피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역주택조합 실태조사를 통해 조합원 피해를 예방하고 조합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등 적극적인 후속조치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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