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지난 2021년 4월 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했다. 정년을 끌어올린 것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연금이 급속도로 고갈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정년 조정 등의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고령자의 38%는 파트타임 혹은 시급 아르바이트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일본 내각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고령자의 건강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노인들은 풀타임 대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 열 명 가운데 세 명 정도만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내각부는 고령 인구의 생활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은 설문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해당 조사에서 '현재의 근로 상황'을 묻자 응답자 가운데 28.7%는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인 63.0%는 수입이 발생하는 일은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1.6%는 수입이 발생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일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곧 상당수 노인들이 연금이나 저축 등 젊었을 때 확보한 돈에 기대 노후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울러 노인 인구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앞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갖고 있다고 답한 693명 가운데, 38.8%는 자신이 '파트타임 및 임시 피고용자'로서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자영업(상공 서비스업)'이 13.6%, '자영업(농림어업)' 10.8% 순이었다. '회사나 단체 등의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11.0%로 4번째로 많았다. 오히려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으로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1%에 불과했다.
이처럼 불안정한 일자리 상황은 개별 가정의 수입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내각부는 해당 조사에서 개별 가정의 한 달 평균 수입을 15~30만엔 미만이라고 밝힌 조사 대상은 '파트타임 및 임시 피고용자'로 근무하는 비율이 50%를 넘었으며 반면, 한 달 평균 수입이 60만엔 이상으로 높다고 답한 경우, 응답자 본인이 '회사 또는 단체의 임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30~40%를 차지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2414명 가운데 65~69세는 21.3%, 70~74세는 29.7%, 75~79세는 20.4%, 80~84세는 16.2%, 85~89세는 6.5%, 90~94세는 3.1%로 분석됐다. 조사대상의 성별은 남성 1139명(47.2%), 여성 1275명(52.8%)이다.
도쿄=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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